푸르밀 사태 예고없는 사업종료

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지난 17일 본사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업 종료 및 정리 해고를 통지한 가운데, 대리점과 거래처 등 관계자들도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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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르밀은 검은콩이 들어있는 우유, 가나 초코우유, 바나나킥 우유, 비피더스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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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르밀 관계자에 따르면 푸르밀과 타 우유를 같이 취급하는 대리점은 500여 개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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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5년 동안 사업을 이어오던 '푸르밀'이 사업종료를 선언한 배경에는 '오너 경영의 실패'의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.

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되며 잇따른 경영 실패와 도덕적 해이가 낳은 비극이라는 분석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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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1년 푸르밀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푸르밀의 자본총계는 143억원에 불과해 완전 자본잠식을 앞둔 수준이었습니다.

재무제표만 보면 사업을 이어가기 힘든수준인데요 푸르밀 측은 업황 부진을 사업 실패 요인이라고 주장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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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르밀은 2009년 부터 2017년까지 전문경영인 남우식 전 대표 체제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다 2018년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면서 반전됩니다.

푸르밀은 2018년 매출 2301억원을 올렸으나 영업손실 15억원을 거두며 적자로 돌아섰고 신 대표가 오너 경영을 시작하면서 푸르밀에선 적극적 투자도,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도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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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푸르밀 임직원은 충격에 빠졌는데요

김성곤 노조위원장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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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 대표가 취침한 이후 회사는 위기에 빠졌다. 독선적이고 이기적으로 어떤 조언도 귀담아듣지 않으며 무능력한 경영을 해와 적자구조로 탈바꿈한 것이다. 오너의 무분멸하고 일방적인 직원 해고에 비통함을 느낀다

- 푸르밀 김성곤 노조위원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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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 밝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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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르밀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주 들 조차 공식적 사업종료 공문조차 받지 못했다고하는데요

푸르밀과 PB 상품 곱급계약을 맺은 이마트, 홈플러스, GS리테일, BGF리테일 등 이메일 공문으로 사업종료 계획을 통보받았다고 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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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7일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푸르밀 직원이 사업 종료 통지 후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

이글은 1200개가 넘는 공감을 받고 34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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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래는 해당글의 전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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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까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.

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다.

그리고 이곳은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.

어릴 때 꾸준히 마셨던 검은콩 우유,

엄마가 마트 다녀오실 때마다 사오셨던 비피더스,

기분이 울적한 날마다 나를 위로해줬던 가나초코우유..

이런 건 어떻게 만들어질까,

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,

늘 궁금했었다.

더이상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,

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.

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.

내가 상상하던 회사 모습이 아니였다.

잘 나가던 제품도 몇 년 째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

윗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졌고

직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점차 낮아졌다.

이리저리 치이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

문을 닫는다.

내가 당찬 포부를 갖고 들어온 이 곳이 문을 닫는다.

참 많이 아쉽다.

참 많이 슬프다.

이 회사가 잘난 게 뭐있다고 아쉬워햐냐,

다른 회사가면 되는 것을 뭐 이렇게 슬퍼하냐 싶지만

나의 첫 직장이라는 것,

내가 좋아하는 제품의 주인이 되었다는 것,

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

다른가치보다도 내게 큰 의미였나보다.

우리회사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

아쉬워하는 사람들,

대량구매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.

관리자로서,

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.

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을 들으며

때로는 달콤한 칭한츨 들으며

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었던 건

그대들 덕분이었다.

가장 아쉽고 속상한건 우리 직원들이겠지만

그에 못지 않게 '추억이었다'고 말해주는 소비자님들,

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줘서 참 고맙습니다.

제품들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지만,

우리제품에 담긴 개개인의 추억은 오래 기억해주길 바랍니다.

저도 우리제품을 구매했던 수많은 소비자들의 손길,

가슴 한 켠에 오래 남길게요.

그동안 감사했습니다.

그나저나

나 이제 뭐하지...

 

영업 종료 소식이 전해져 방문자 수가 늘어나면서 푸르밀 공식 사이트는 현재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.